두피에 쌓인 각질이 비듬되어 모공막아 심하면 얼굴·목·귀까지 빨간 발진·진물이 
탈모·가려움증이 시작되는 초기에 치료해야 













◇두피를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지루성피부염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머리감기는 하루 중 저녁에 하는 것이 좋은데 낮 동안 두피와 모발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머리를 말릴 때는 드라이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연 건조바람으로 말리는 게 두피건강에 좋다. 

회사원 김모(34)씨는 요즘 비듬 때문에 속상하다. 수시로 머리 밑이 가려운 데다 어깨 위에 비듬이 자주 쌓인다. 최근에는 직장 상사로부터 깔끔하지 못하다는 핀잔도 들었다. 고민하다 피부과를 찾은 그에게 의사는 지루성 피부염 탓으로 쌀겨 모양의 표피탈락인 비듬이 자주 생긴다고 설명했다. 

요즘같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면 김씨처럼 비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난방을 많이 하는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고,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피부 세포의 재생능력이 저하돼 각질이 두피의 표피층에 쌓이게 된다. 이런 두피의 각질은 비듬이 되어 모공을 막고 지루피부염 등의 두피질환을 유발한다. 전문의들은 두피와 모발은 한번 손상되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고, 지루피부염 등의 두피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에 평소 얼굴 피부를 관리하듯 청결한 관리가 중요하며 질환이면 치료해야 한다고 권한다. 

◆두피에 쌓인 비듬은 지루성피부염일 확률 높아 

건조한 겨울철에는 각질로 피부는 몸살을 앓는다. 두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겨울 옷 위에 유달리 떨어지는 비듬을 보고, 단순히 계절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비듬과 가려움증은 만성 염증성 질환인 지루피부염일 확률이 높다. 

지루피부염은 성인의 3∼5%에서 발생하는 흔한 피부질환의 하나로, 주로 피지샘의 활동이 증가되어 피지 분비가 왕성한 두피와 얼굴 등에 발생한다. 두피의 지루피부염은 심하면 빨간 발진 및 진물이 날 수도 있으며 두피를 벗어나 이마 얼굴, 귀, 목까지 퍼지기도 한다. 

특히 지루피부염과 같은 심한 두피의 염증 때문에 탈모가 촉진될 수 있으므로 비듬이나 가려움증 등의 초기 증상이 시작될 때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미 탈모가 진행됐다면 지루피부염을 동반하는 일이 많아 모낭 입구를 각질이 막고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초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청결한 두피관리가 최우선이다 


지루피부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피지의 과다분비, 피지를 영양분으로 하는 말라세시아(Malassezia)라는 효모(진균)의 증식, 이로 인한 두피 염증과 두피 세포 성장가속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루성 피부염을 예방하려면 두피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샴푸는 하루 중 저녁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낮 동안 두피와 모발에 쌓인 노폐물과 먼지를 깨끗이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잦은 샴푸는 두피나 모발을 건조하게 하거나 비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건성의 두피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샴푸하는 것도 좋다.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전문의 김범준 교수는 "지루피부염 등의 두피질환은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모르는 난치병의 하나로 단번에 뿌리 뽑는 '완치'보다는 평생 관리하는 '조절'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지루피부염의 초기 증상인 비듬이 생기면 샴푸형 비듬치료제를 병원 치료 전 우선 사용할 수 있다. 샴푸형 비듬치료제로는 ㈜한국스티펠의 세비프록스, 한국얀센의 '니조랄', 중외신약의 '클록스액'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스테로이드제나 살리실산 등의 의약품을 2∼3주간 바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머리를 잘 감는 것 못지않게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모발이 젖은 상태로 있게 되면 좀 더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두피가 축축한 상태에서는 비듬균의 번식을 부추기므로 비듬이 생겼으면 머리를 잘 말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머리를 말릴 때는 두드리듯 자연 건조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가장 좋고,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거나 거칠게 빗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드라이기를 사용하게 되면 모발에 필요한 수분까지 증발시켜 모발의 손상이 크다. 하지만 꼭 사용해야 한다면, 약한 열로 30㎝ 이상의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고 뜨거운 바람보다는 찬 바람을 사용하며 말려야 한다. 심한 일, 운동 후 나는 땀은 두피를 자극해서 피부세포들이 빨리 벗겨지게 하므로 빨리 샤워해서 씻어 내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스트레스나 과로, 흡연 및 음주를 피하면 지루성피부염의 빈도와 횟수를 다소 줄일 수 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